극장에서 영화를 본게 얼마만인지... 영화 변호인을 본 후에 본 기억이 없으니 엄청 오래인 듯 하다. 추억을 떠올리며 변호인을 봤다면, 미래를 떠올리며 극비수사를 봤다고 할 수 있겠다. 유괴된 아이를 사주로 찾는 얘기라? 과거 고서를 보면 도사들이 미제의 사건을 해결하는 사례가 많아서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그보다 한 수 위의 얘기를 담고 있는 영화라 관람을 강추한다.

 

사람들은 이 영화를 사주로 아이가 살아있다는 것을 맞추고 구해낸 실화라는 점에 초점을 두고 영화를 보는 듯 하다. 그런데 그렇게만 보면 영화에도 나오듯이 단순히 김중산도사의 직감 외엔 아무 것도 남지 않는 신비 영화가 되고 만다. 나는 이 영화를 보는 관점을 달리해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인간 김중산과 공길용이 유괴된 아이를 대하는 방식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주명리학은 인간을 중심으로 한 학문이다. 그래서 사주로 죽은 사람을 맞추는 건 불가능하다. 그런데도 극중에서 사주를 본 철학관들은 아이가 죽었다고 단정한다. 심지어 김중산 도사의 스승인 백도사란 사람도 아이가 죽었다고 단정했다. 이건 분명 잘못된 것이다. 어떤 사주를 가지고 오더라도 그 사주를 보고 죽었다고 말한다면 그 사람은 사주를 볼 자격이 없는 사람이다. 만약 그렇게 본다면 사주는 60년마다 반복되는 것이기 때문에 모든 사주가 죽은사람의 사주라고 말해야 된다. 죽지않은 사람의 사주는 이미 없다는 말이다. 김중산 도사는 모든 것을 떠나서 생명을 함부로 말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위대하다 할 수 있다. 공길용형사도 마찬가지다. 모든 경찰들은 이미 아이가 죽었다고 생각하고 범인만 검거할 생각으로 수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공길용형사는 죽었다는 증거가 없는 이상 아직 살아있다는 희망을 버리지 않고 수사를 진행했고 끝내 아이를 구해냈다. 살아있다고 생각하고 수사를 하는 것과 죽었다고 생각하고 수사를 하는 것의 결과는 하늘과 땅 차이 일수 밖에 없다. 필자는 영화를 보면서 작년 세월호가 침몰했을 때 다이빙벨로 논란의 중심에 섰던 이종인대표를 떠올렸다. 그는 72시간이 지난 시점에서도 아이들이 아직 살아있을거란 확신으로 자신이 가진 모든 걸 던져버린 채 팽목항을 떠났다. 나는 그 마음 자체로 너무 고맙고 감사했다. 이 영화 역시 사주나 예언 같은 집어치우더라도 아이가 살아있다는 희망의 끈이 33일만의 생환이라는 기적을 불러왔고 영화로까지 탄생될 수 있었던 것이다. 곽경택감독은 이 영화에서 펄럭이는 태극기를 등장시켰다. 그 직전 장면은 아이를 구해낸 김중산도사와 공길용형사를 철저히 배제 시킨채 아이가 죽었다고 단정하고 범인검거에만 매달린 나머지 경찰들만 특진하고 기뻐하는 장면이었다. 두 주인공은 서로 위로한다. 그래도 아이가 살아온게 얼마나 다행이냐고. 예나 지금이나 공권력은 국민의 생명보다는 권력의 유지가 더 중요하다는 걸 꼬집고 있는 것이다.

 

영화 속에서 말하는 예언의 내용은 맞는 것이냐는 질문을 좀 받았다. 솔직히 말하자면 잘 모르겠다. 실종 15일째 되는 날은 을미인데 을미의 의미는 올해 을미년과 같이 묵은 문제가 해결되는 의미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말했을 가능성이 클거 같고 오히려 14일 째인 갑오일이 연락 오기엔 더 적합한 날일거 같다. 구해낸 날도 33일째인 계축일보단 32일째인 임자일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인다. 하지만 이런건 지나고 나서 맞추려다 보니 그렇게 끼워 맞추는 것이지 실제로 이론적으로 예언을 하기엔 사실 무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김중산 도사는 이 사건에 몰입한 상태에서 나올 수 있는 영적능력으로 예측을 했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아이를 찾기 위해 방생을 시키거나 아버지의 고깃배로 고기잡이를 하지 않는 것 역시 우스워 보일 지도 모르지만 생명을 중시하는 사주명리학에서 사용하는 인간 삶의 압력을 줄이는 방법이다.

 

사주명리학은 고정된 학문이다. 해석을 다양하게 할 수는 있겠지만 그 해석에 자신의 선입견이 들어가서는 안된다. 앞전에 논란이 많았던 이영돈pd가 간다의 10대 점술가를 찾는 프로그램을 보고 필자가 비판했던 것과 같이 자신이 본 사주 그대로를 말하지 못하고 앞에 앉아있는 사람의 액면으로 선입견을 가진채 말하면 안되는 것이다. 방송에서 김도사님은 그런 면에서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극중 김중산 도사님을 봤을 때 분명 자신이 본 그대로를 믿고 말할 수 있는 제대로된 명리학자일거란 생각을 했다.

 

사주명리학이 관심을 받는 건 좋은 일이지만 미신이나 너무 비논리적으로 흘러버리면 논란거리만 남기지 않을까 염려된다. 사주명리학은 인간학이고 인간을 최우선한 학문이다. 그리고 영화 극비수사는 인간의 생명을 소중하게 여기는 분들의 실화이기에 보는 내내 행복했다.

 

 

 

인컨설팅 역학연구소    이동헌

 

 

인컨설팅 역학연구소의 '개인 사주 컨설팅 안내'라는 공지 글을 보면 궁합을 봐준다는 내용이 없다. 그래서 전화로 궁합을 안보냐는 문의가 아주 많다고 한다. 그러고보면 궁합에 대한 관심이 사주에 대한 관심의 절반이상이 되지 않을까 싶다. 사귈 때부터 결혼할 때, 결혼하고 나서 뭐가 잘 안풀릴 때까지 궁합은 항상 좋다 나쁘다로 묻는 곳마다 바뀌면서 커플들을 괴롭히는 것 같다. 그럼 과연 궁합이란 무엇일까?

 

일단 궁합이란 단어의 한자를 살펴 보면 궁합宮合으로 궁宮자는 궁궐을 뜻하는 글자로 요즘은 그냥 집이라고 해석하면 될 듯 하다. 합合은 합한다, 함께한다, 같이 산다 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 사전의 뜻에 의하면 '[宮合] [민속] 혼인할 남녀의 생년월일시를 오행(五行)에 맞추어 보아 부부로서의 길흉을 예측하는 점. 비유적으로는 사람이나 사물이 어울리는 상태를 이르기도 한다.[출처: 다음 한자사전]'로 나온다.

 

궁합宮合을 한자 뜻 그대로 직역하면 '집에서 같이 사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니 궁합이 맞다 안맞다고 말하는 건, 다 큰 성인이 20년 넘게 각기 다른 가정환경 속에서 살다가 가족을 떠나 둘이서 같이 사는 것이 맞느냐, 맞지 않느냐를 말하는 것이다. 그러니 궁합을 본다는 건 같이 살 수 있는 사람이냐 없는 사람이냐를 확인하는게 된다.

 

그럼 사주명리학에서 말하는 궁합이 맞는 것과 맞지 않는 건 어떤 의미일까? 이게 참 귀에 걸면 귀고리, 코에 걸면 코걸이다. 성격이 비슷해서 좋다는 곳이 있고, 성격이 달라서 좋다는 곳이 있다. 성격이 비슷하면 일단 서로 끌리기 때문에 죽고 못살 가능성이 많다. 그게 좋다는 것이다. 그런데 보통 결혼 전에 성격이 비슷해서 좋다가도 같이 살다보면 끌리는 면이 질리는 면으로 변하기도 한다. 성격이 달라서 좋은 이유는 한사람이 가지지 못한 면을 다른 사람이 가지고 있기 때문에 보완적인 측면에서 좋다고 한다. 그런데 이들은 처음부터 서로 끌림이 없다. 밍숭맹숭해서 선본게 아니면 만날 가능성도 없는 사람들이다. 물론 결혼생활도 밋밋하고 재미가 없는게 보통이다. 이렇게 공통적인 부분을 좋다고 볼지 나쁘다고 볼지에 따라 궁합을 좋다 나쁘다로 가르는 곳이 있고, 보완적인 부분을 좋다고 볼지 나쁘다고 볼지에 따라 좋다 나쁘다로 가르는 곳이 있다. 이렇게 보는 사람마다 궁합이 달라지는 이유는 딱 한가지다. 궁합의 절대적인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없는게 아니고 정할 수 없다는 말이 더 맞을지도 모르겠다. 이래서 나는 궁합을 되도록이면 안본다. 하지만 궁합을 봐달라는 사람이 있다면 이런 기준으로 봐준다.

 

궁합은 한 집에 같이 사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 집에 같이 살려면 누군가는 돈을 벌어야하고 누군가는 가정을 돌봐야 한다. 물론 돈을 버는 사람이 가정까지 돌볼수도 있을 것이다. 답답한 사람이 우물을 판다고 같이 산다면 둘 중 하나는 먹고 살기 위해 생업에 뛰어들어야 한다는 말이다. 그 사람이 남편일지 아내일지 정도는 알려줄 수 있다. 현대사회는 과거와 다르게 이혼이 쉽다. 과거에는 참고산다는 말이 칭찬 들을 말이었지만 지금은 참고산다고 하면 바보 소리를 듣는 세상이다. 현대사회에서 가장 참을 수 없는 일은 어떤걸까? 나는 경제력이 없는 배우자와 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IMF이전 이혼의 이유는 거의가 성격차이, 다른 말로 성생활 불만이었다. 하지만 IMF이후 이혼의 사유는 대부분이 배우자의 경제력이다. 그래서 실제 유부남, 유부녀들의 말을 들어보면 그래도 돈은 벌어다 주니 참고 산다는 사람이 많다.

 

그래서 필자는 궁합을 그렇게 봐준다. 누가 누굴 먹여살린다고, 그게 좋으면 하고 싫으면 말라고. 이럴 경우 보통 연애를 하는 커플들은 누가 벌면 어쩌랴하고 결혼을 하는 경우가 많고 중매인 커플은 그냥 없었던 일로 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내가 지금 경제력이 전혀 없는데 어떻게 먹여살릴까하고 고민하는 분들도 많이 계신다. 그런데 실제로 그런 분들이 같이 살면 중년이후가 되면 자신의 새로운 돈버는 방법을 찾아내 가정을 이끌어 가게 된다. 혼자 살면 아무런 능력도 없는 사람이 결혼을 하고 자식을 가지면서 그러한 능력이 생기는 것이다. 흔히 이런 걸 남의 사주에 의탁한다고 말하는데 좋은 사람 사주에 의탁해서 사는게 아니고 같이 함으로써 자신의 부족한 능력이 채워지면서 더 잘 살게 되는 걸 말하는 것이다. 보통 결혼 후 무능한 남편과 이별하고 어린 자식을 먹여살리기 위해 한 일이 대박을 치는 경우가 대부분 이런 경우에 속한다.

 

요즈음 사람을 만날 때 결혼보다는 만나도 될 사람인지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는다. 이럴 경우 궁합이라기 보다는 둘이 같이 할 때 상대의 성격과 그것을 받아들이는 본인의 성격을 알려줘서 사귀게 되면 이런 면은 좋은데 저런 면은 골치가 아플거다라고 말해주고 상대방도 당신의 이런 면 때면에 골치 아파할거라고 알려준다. 최종판단은 본인이 하게 내버려둬야 한다. 그래야 알아서 만나고 알아서 헤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게 남녀의 만남이니 말이다.

 

 

 

인컨설팅 역학연구소    이동헌

 

 

5월 중순이 지나면서 진학에 대한 컨설팅 의뢰가 늘어나고 있다. 시간이 된다면 모두 도와드리고 싶지만 그렇지 못해서 글로나마 도움을 드리려 한자 적어본다. 다른 곳에서 보셔도 사주명리학으로 보는 곳에서 보셨다면 제가 드리는 말을 듣고 판단하시면 될 것 같다.

 

일단 사주상으로 의대, 치의대, 한의대, 약대, 교대 등에 갈 수 있다고 판단되는 사주가 있다. 그런데 사주는 사주일 뿐 현실을 고려해야 한다. 의대는 가장 낮은 곳이라고 해도 서울대 최상위권과 같은 성적이 필요하다. 성적이 못미치는데 사주로 된다고 밀어붙이는 건 무모한 일이다. 과거엔 이런게 가능했다. 왜냐, 의대계열이나 약대, 교대 계열이 봉사나 희생하고 공부하는 개념의 전공이자 직업이었기 때문이다. 지금은 아니다. 돈 잘버는, 안정된, 시집장가 잘가는 직업일 뿐이다. 그래서 이곳에 갈 사주가 아닌 사람도 이곳을 지망하기 때문에 사주상 맞는 사람이 경쟁에서 밀리게 되는 것이다.

 

학교만 보고 인문계열을 지망하는 경우도 많다. 관운이 확실하면 일단 중위권 자연계열보다 상위권 인문계열에 입학만 해서 복수전공을 하든지 애가 학교가서 알아서 할거란 생각의 지원이다. 이럴 땐 아이의 사주를 제대로 보고 판단해야 한다. 우리 사회가 아직 학벌사회를 못 벗어나고 있기 때문에 상위권 대학을 가는게 맞긴하다. 하지만 아이의 사주가 그 상위권 대학의 인기없는 학과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사주여야 봐야 평생 백수로 사는 것을 막을 수 있는 것이다. 대한민국에서 대학의 개념은 관이다. 관이란 어깨에 힘이 들어가는 걸 의미한다. 내가 이 대학을 나와서 어떻게 이 일을 하겠냐는 관이 생겨버리면 백수가 되는 것이다. 상위권 대학일수록 끼리끼리 모인다. 아이가 아주 뛰어나지 않는다면 없거나 모자란 사람들은 상위권 대학을 가면 오히려 고립되는 수가 많다. 겨우 들어갈 수준이라면 고만고만할 가능성이 많지 않겠는가? 부모의 학교욕심이 아이의 평생을 망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죽어도 멀리 보내긴 싫다는 경우도 있다. 아이가 특정 전공을 원할 때 사는 지역에서는 어렵지만 멀리가면 가능한 경우가 있다. 이럴 경우 그 곳의 대학으로 보내면 되는데 그걸 반대하는 것이다. 사주 상으로 보면 보통 부모와 아이사이에 충이나 합, 격각, 원진 등이 있을 때 특히 그러하다. 간단히 말하면 부모가 아이의 앞길을 가로막는 사주형태다. 데리고 살고 싶다는 건 자기 욕심이다. 안전을 위해 데리고 살고 싶을 수도 있고, 경제적인 문제 때문에 데리고 살고 싶을 수도 있고, 정말 같이 살아야 하겠기에 데리고 살고 싶을 수도 있다. 하지만 떨어져도 별반 달라질 것 없는 시대에 그런 고집은 아이의 앞길을 전혀 생각하지 않는 이기적인 마인드가 그 기반이라 할 수 있다. 이럴 부모 양쪽 중 한명이 굽히지 않는다면 답이 없다. 아마 아이는 평생 내가 그때 그 학교만 갔더라면 하고 살아 갈 것이다. 자신의 인생이 잘 안풀린다고 느꼈을 때 말이다.

 

이것들 외에도 다양한 문제가 있을 수 있지만 이 세가지 케이스가 사주와 진학운에 대한 판단이 가장 필요한 케이스인 것 같아서 말씀드린다.

 

 

 

인컨설팅 역학연구소    이동헌

 

 

 

최근 스포츠 스타들이나 연예인들이 개명 후 인생역전에 성공하는 케이스가 많아지면서 개명에 관심이 아주 많은 것 같다. 나도 이름만 바꾸면 인생을 역전시킬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갖기에 충분한 사회적 분위가가 조성되어 있고, 개명에 대해서도 관대해져 있는 것 같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개명을 가장 조장하는 곳은 철학관이다. 아예 작명원이란 이름을 달고 성업하는 곳도 많다고 들었다. 이름을 잘 짓는 것은 좋은 것이고 꼭 필요한 일이다. 이름을 바꿔서 정말 인생이 순방향으로 흐를 수만 있다면 적극적으로 해야하는 것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개명이 그 정도 까지의 효과를 가지려면 여러가지 전제조건이 따른다.

 

첫 번째는 정말 이름이 문제가 있어야 한다. 예전 드라마에서 '삼순이만 아니면 된다'는 대사가 히트를 친적이 있는데, 그 정도로 이름 자체가 옛스러워 일반인들이 들었을 때 웃음을 유발할 정도라면 당연히 개명을 하는게 맞다. 그리고 한자 뜻에 한쪽으로 너무 치우치는 광, 왕자 등이나 죽음을 의미하는 열, 사자 등의 경우 일반인이 가지기엔 너무 부담스러운 이름이라 개명을 하는 게 좋다.

 

두 번째는 이름 빼고 다 바꾼 사람이어야 한다. 정말로 자기가 바꿀 수 있는 건 다 바꿨는데도 자신의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면 마지막으로 바꿀 수 있는 이름을 바꿔보는 게 한가지 방법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세 번째는 이름으로 먹고사는 사람의 경우에 그렇다. 특히 연예인이나 운동선수의 경우 사람들이 그들의 이름을 많이 불러주어 그 에너지가 자신들의 삶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좋은 이름을 갖는 게 좋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두 번째 경우의 일신우일신을 하고 최선의 노력을 다한라야 개명의 효과를 제대로 볼 수 있다.

 

이 이외의 경우에 이름을 바꾼다는 건 정말 의미없는 일이다. 특히 철학관에서 이름이 문제다. 어떤 글자가 문제다. 획수가 문제다 등등의 말을 하면서 개명을 권유하는 건 상술에 불과하다. 실제 이름 하나를 제대로 짓는데는 하루를 다 소요해야되는 경우가 있을 정도로 시간이 많이 필요한 일이다. 그래서 이름 값으로 몇 십만원을 요구하는 게 절대 무리한 액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구지 바꿀 필요도 없는 이름을 바꾸라고 하는 건 전혀 다른 차원이다. 상담을 하러 온 사람이 개명까지 한다면 한마디로 추가 수익을 올리는 고소득 장사가 되는 것이다. 사주봐주는데 몇 만원 받으면서 개명에 몇 십만원을 받을 수 있으니 그런 장사가 어디있겠는가? 그리고 또 한가지 가장 중요한 점은 바로 이 부분이고 필자가 지적하고자 하는 부분인데. 사주를 제대로 봐주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다. 사주를 봐서 그 속에서 문제를 찾아야지 실제 가능성이 거의 없는 이름이 문제라고 해 버리고 개명을 해야 운이 살아난다고 말하는 건 부적 쓰라는 소리하면 사이비 들통 날 것 같으니깐 부적대신 개명을 들먹이는 것 밖에 되지 않는 것이다.

 

여러분이 어설픈 실력에 철학관을 오픈했다고 치자. 손님이 왔다. 사주를 봤다. 뭐가 뭔지 모르겠다. 그럴 때 예전에는 부적을 쓰라고 했다. 하지만 요샌 부적쓰면 사이비란 걸 손님들이 대부분 알고 온다. 그런데 요샌 개명을 쉽게 할 수 있다. 개명을 하면 감정비용 몇배의 돈을 더 벌 수 있다. 사주에선 문제의 원인을 못 찾았지만 이름이 원인이라고 강하게 밀어붙이면 대부분 손님은 그럴수도 있겠구나 수긍한다. 어떤가? 여러분이라도 개명을 권하지 않겠는가?

 

다시한번 말하지만 이름은 아주 중요한 것이다. 남들이 나를 불러주는, 내가 듣고 반응하는 고유대명사로 좋은 이름은 나의 삶을 윤택하게 해줄 수 있고, 나를 바꿔줄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이름이 내 인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내가 생각하고 행동하고 노력하고 공부하고 하는데 비하면 아주 미미하다. 그러므로 그 미미함이 나에게 순작용을 주는 때는 내가 생각하고 행동하고 노력하고 공부하는 것에 정말 최선을 다한 후, 마지막 한 점이 필요할 때이다.

 

삶에 대한 간절함이 없이 개명으로 인생을 바꾸겠다는 사람도 문제고, 그런 간절함을 대체하는 것이 개명이라고 상술로 접근하는 철학관이나 작명원도 문제다. 내 글을 읽는 분들은 그러지 말았으면 하는 마음에 글을 남겨본다.

 

 

 

인컨설팅 역학연구소    이동헌

 

 

 

이미 경제, 어쩌면 지하경제의 한 축이 되어버린 점술사업에 입문하려는 많은 초심자들에게 듣는 질문이다. 그럴 때 하는 아주 간단한 답은 최고의 점술가로 칭송받는 박도사가 부자였다는 말은 못들었다..이다. 박도사가 사주를 봐준 이유는 돈을 벌기위해서 였다. 하지만 사주를 공부한 이유는 세상 이치를 깨치고 싶어서 였다. 그래서 점술가는 한 몫 챙겨서 산 속으로 들어가는 사람이다..란 의미의 말씀을 하신 걸로 전해진다. 한 몫을 챙겨서 어쩔 심산이냐고 묻는다면 가족부양을 위해서 였다. 가족이 먹고살 것을 해결한 후에 입산수도해서 자신이 깨치고 싶은 공부를 더 하고 싶은 마음이었을 것이지만 그렇게 하시진 못한 걸로 안다. 먹고 사는게 그만큼 녹녹하지 않았기 때문일거다. 

 

필자는 더 읽을 책이 없어서 사주책을 쥐었다. 더 읽을 책이란 소설이나 에세이류인데, 사실 저런 책을 1만권 정도 읽어보면 스토리가 빤해진다. 재미가 없어진다는 말이다. 주인공의 삶에 관심이 있어야 소설이 재미나는 것인데 그 삶이 빤하게 보이면 소설은 안녕이다. 사주명리학은 소설과 다른 반전 매력이 숨어 있었다. 내가 사주팔자로 알아낸 그 사람의 성격, 성향, 운의 흐름 등의 정보로 그 사람이 어떻게 살아왔고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예측하는 재미... 내가 사주팔자에서 본 어떤 인자가 그 사람에게 어떤 현실로 작용하고 있는지와 그 작용에 따른 삶의 모양을 확인하는 게 정말 흥미롭고 재미지다. 예를 들면 아래와 같이 그 사람의 직업이나 돈을 버는 방법을 예측하는 과정에서다.

 

년지에 식신을 가지고 월주에 재성이 있으면 식신의 해당하는 기업을 하는 부모나 조상이 있었다고 본다. 식신이란 인자는 '먹여서 기르는 것, 새롭게 만들어 내는 것'이란 기본 의미를 가지는데, 다른 인자의 영향을 봐야 그 정확한 의미를 유추할 수 있지만 년지 식신에 월주 재성이면 흔히 사람을 먹이는 식당을 해서 돈을 벌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보게 된다. 그런데 먹여서 기르는게 식당만 있는게 아닌 걸 사주를 봐가면서 알게 된다. 소나 돼지를 사육하는 사람도 식신재성이 있고 미생물이나 곤충을 기르는 사람도 식신재성이 있었다. 세균을 배양하는 사업을 하는 사람도 젖갈이나 장류를 숙성시켜 파는 사람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결국 내리는 결론은 사람은 사주팔자 생긴대로 산다는 말이다. 그리고 이런 걸 확인하고 얻는 짜릿함이 주는 매력에 사주를 계속 봐주게 된다.

 

점술업에 관심을 가진 분께 드리고 싶은 말은 생존수단으로 이 곳에 입문하면 남는게 없을 것이란 말이다. 이미 기존에 먹거리 이상을 벌어두고 계속 이 업을 지속하는 분들과는 일단 경쟁상대가 될 수 없다. 그리고 천막을 치고 일이만원에 연연하면서 사주를 봐주는 것은 생존을 보장받지 힘들 것이다. 그 밖에 사주카페나 철학관을 차려서 하는 것 역시 초기셋팅비용을 제대로 회수할 수 있을지 장담하기 힘들다. 이렇게 돈이 어렵다 보면 사주를 제대로 봐줄 수가 없다. 손님을 계속 끌려면 홈런까지는 아니라도 계속해서 안타는 치면서 잘 맞춘다는 소문이 나야하는데 연애상담이나 오는 평이한 삶을 살고 있는 손님들에게 그렇게 머리에 딱 꽂히게 잘 맞다는 느낌을 주긴 어렵다. 그래서 지나간 놈은 다 나쁜놈으로 만들고 다가올 놈은 다 의도를 가진 놈으로 만들어서 앞에 앉은 의뢰자를 비련의 주인공으로 만드는 스토리로 감명을 대신해 버리게 된다. 사람은 누구나 비련이든 뭐든 주인공이 되고 싶어하기 때문에 솔깃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렇게 계속 봐주다보면 진짜 사주는 봐줄 수 없게 된다. 이유는 일반인 대부분은 삶에 아무 이벤트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런 손님을 좀 받다가 말게 되는 것이다. 흔히 만명이상의 손님은 받아봐야 눈이 열린다고들 하는데 그런 실력이 쌓이기 전에 개점폐업하게 되는게 거의 다 일 것이다.

 

얼마전 유명 점술가들의 한계를 공중파를 통해 본 적이 있다. 바로 이영돈 PD가 간다 '10대 점술가를 검증하라'란 프로그램에서 였는데, 그들은 국내 최고의 점술가라고 이름이 나 있었지만 아닌 걸 아니라고 말 못하는 약자 즉 을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유명 PD의 사주를 잘못 봐줬다는 소문이 나서 손님이 다 끊길 것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왜 그런지, 아니면 당연한지 모르겠지만, 대부분의 점술가들은 자신의 감정이 틀렸다는 말을 듣는 걸 두려워 한다. 사실 맞는게 신기하고 이상한 것인데도 말이다.

 

사실 필자가 아는 정말 오리지널 점술가들은 돈 걱정은 안하고 산다. 손님 몇 명으로도 사는 데 지장없는 수입을 올리기도 하지만 자신의 사주에 맞는 돈벌이를 해서 고정수입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돈이나 인기에 연연한 감정을 하지 않는다. 안 볼려면 치워! 란 말을 자유로이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잘 본다. 당장은 손님이 틀렸다고 말하지만 결국 그 감정이 맞다. 제대로 보는 사람은 틀리는 법이 없다.

 

사주공부를 해서 남의 사주를 봐줄 생각을 하지말고 자신의 사주를 봐야한다. 그리고 자신의 사주에서 자신이 뭘 해먹고 살아야 할지 찾아라. 그것도 못 찾으면서 어떻게 남의 사주 봐줄 수 있겠는가? 먹고 살걸 만들어 놓은 후에도 남의 사주를 봐주고 싶다면 그 때 돗자리를 깔아도 늦지 않다.

 

니는? 나? 내가 사주봐주는게 주업이면 어떻게 이런 글을 쓰겠나!?^^

 

 

 

인컨설팅 역학연구소     이동헌

[이영돈PD가 간다 - 10대 점술가 검증에서 무당만 남은 이유는 신점 점집이나 무당집에서 보는 사주와 철학관에서 보는 사주의 차이 때문이다.]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시는 내용이고 자주 질문받는 내용이라 글로 정리해 보려 합니다. 흔히 사주보는 걸 '점보러 간다'고 말합니다. 미래의 운을 알아보러 가는 걸 '점 본다', '점 친다'고 말하는 건데요, 신점이나 철학관(사주명리학) 모두 '점 본다'고 말하는 건 맞습니다. 다만 어떤 방법을 이용하느냐의 차이가 있습니다.

 

유명한 신점집이나 무당집에서 점을 본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하는 얘기는 과거는 기가 막히게 맞춘다는 말입니다. 과거를 기가 막히게 맞춘다? 자신이 더 잘하는 자신의 과거를 무속인이 맞추는 걸 확인하러 돈까지 들이면서 찾아가는거죠.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습니다만 자신의 과거를 잘 맞추었으니 미래도 맞추겠거니 하는 거겠죠. 신점 무속인들은 어떻게 의뢰자의 과거를 그렇게 잘 맞출 수 있을까요? 그건 부인할 수 없는 신의 능력이라고 믿으시면 됩니다. 어떤 분들은 무속인들이 말하는 신은 없다고 다 사기라고 말씀하시지만 전 무속인들의 신이 존재한다고 믿습니다. 그걸 믿지 않으면 이해가 안되는 일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죠. 인정할 건 인정해야 그 내면을 볼 수 있습니다.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건 '신이 분명 존재하긴 하는데 그 신의 능력은 어떻게 어디까지 인가?' 입니다.

 

제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제가 수많은 무속인들을 만나보고 내린 결론은 이렇습니다.

'무속인들의 신이 가진 능력은 앞에 앉아 있는 사람의 머릿 속을 읽는 것이다.'

보통 신점을 본 사람들이 말하는 기가 막히게 맞춘다는 말의 이면에는 그 맞춘 내용을 자신이 정확히 알고 있다는 사실이 포함됩니다. 다른 말로 하면 자신의 기억 속에서 지워진 과거는 못맞춘다는 말입니다. 머릿 속을 읽는게 신의 능력이다. 이렇게 정리하면 됩니다. 그렇다면 미래는 어떨까요? 미래는 아주 제한적으로 맞출 수 있습니다. 미래에 대해 그 의로인이 생각하는 걸 당연히 맞출 수 있고, 의뢰인들은 자신들의 판단이 맞는 지를 확인하러 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무속인들의 그것을 읽어서 말해주는 것입니다. 또 알 수 있는게 미래의 사고수나 재물운 같은 건데요, 그걸 맞추는 방법은 신이 가진 영감과 관상, 사주명리학적인 방법 등을 통합니다. 베스트셀러 만화였던 꼴을 보면 얼굴의 기색에 따라 미래를 점치는 내용이 자주 나옵니다. 과학적으로는 아직 증명되지 않았지만 자신의 미래가 얼굴에 미리 나타난다는거죠. 그래서 신을 받은 무속인들은 누구나 신이 말해주지 않는 미래를 점치기 위해 사주와 관상을 공부하게 됩니다. 그 공부를 통해 신들이 해결 못해주는 미래를 해결하려 노력하는 것이죠. 무속인마다 받은 신의 능력이 달라 미래를 예측하는 정도는 다를 수 있지만 아주 구체적인 삶의 예측을 위해 무속인들도 사주명리학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그럼 철학관에서 사주명리학을 가지고 보는 점은 어떤 걸까요? 사주명리학의 출발은 음양학입니다. 흔히 과학에서 말하는 엔트로피 이론이나 제로썸 이론과 비슷한데요. 인간 만사 모든 건 플러스 마이너스 제로로 향한다는 말로 단순화할 수 있습니다. 뜨거운 사람은 차가워지려하고 차가운 사람은 뜨거워지려하고 건조한 사람은 습해지려고하고 습한 사람은 건조해지려는 것입니다. 또 그런 방향으로 행동합니다. 어렵나요? 사주명리학은 인간의 삶이 60년을 주기로 반복된다고 규정합니다. 그 60년 반복을 과거 4천년동안 반복 관찰한 결과를 가지고 그와 같은 사주의 사람이 어떻게 차가워질지 뜨거워질지 건조해질지 습해질지를 예측하는 게 사주명리학이 미래를 점치는 방법입니다. 그걸로 어떻게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느냐고 말하는 사람이 있을 겁니다. 봄에 모내기를 합니다. 그 모내기한 모는 여름 내 벼로 자라나 가을에 쌀알과 함께 잘리게 됩니다. 그리고 겨울에 대부분 소의 먹이로 생의 마감하게 됩니다. 같은 날 심어진 모가 벼로 자라나 같은 시기에 짚으로 생을 접는 것이죠. 만약 자라는 중에 태풍을 맞는다면 어떻겠습니까? 당연히 같이 태풍에 풍수해를 입어서 빨리 생을 마감할 수도 있을 겁니다. 인간을 벼에 비유해서 좀 그렇지만 과연 자연의 일부에 불과한 인간이 벼와 크게 다를까요? 같은 해에 태어난 아이는 비슷한 나이에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다니고 같이 초등학교에 입학해 고등학교까지 졸업하게 됩니다. 그런 사회제도 까닭에 구지 사주를 보지 않아도 몇살에 입학하고 몇살에 졸업하고를 다 맞출 수 있습니다. 그래도 졸업하고 대학가고 살아가는 건 다르지 않냐구요? 그래서 그 사소한 차이를 과거 데이터에 따라 분석하고 음양학적인 방법으로 예측하는 겁니다. 그러한 반복을 데이터화하고 체계화한 것이 사주명리학으로 사주를 보는 방법입니다. 제대로만 본다면 삶의 대부분을 못 맞추는게 더 이상한 것 아닐까요?

 

정리하면 신점은 과거는 의뢰자의 기억을 읽어서 보고 미래는 관상의 기색과 사주명리학으로 보는게 대부분이고, 철학관은 과거나 미래 모두를 사주명리학적인 방법으로 보게 됩니다. 물론 신점을 보는 분들이 신의 능력이 퇴화되면 사주명리학에 의지하는 분들도 많은 걸로 압니다. 그리고 사주명리학으로 보는 분들도 저를 포함해 관상을 참고하시는 분들이 많이 있는데요. 잘못된 사주를 내밀어도 관상을 우선시해서 보기도 합니다. 다만 그건 미래를 예견할 때이지 과거의 구체적인 사건을 유추하기 위함은 아닙니다. 그런 면에서 보면 이영돈PD가 잘못된 사주를 내밀었을 때 그에 대해서 전혀 다른 풀이를 해준 점은 10대 역술인으로 지목된 사람들 자신이 자신의 실력을 믿지 못한다고 밖엔 말 못하겠네요. 그리고 이영돈PD의 관상을 봤다면 조만간에 구설수로 곤란을 겪겠구나 하는 정도는 말할 수 있었어야 했는데 편집이 되서 안나왔는지 그 점도 아쉬웠습니다. 전 그렇게 보였거든요.  

 

이런 것도 궁금해하시죠? 부적, 굿의 효능. 저는 전혀 없다고 생각합니다. 해서 덕을 본 사람도 있지 않냐구요? 아마도 멘탈적인 부분을 보완해주는 정도의 역할로 그렇게 덕 본 것으로 생각한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만약 사주명리학을 이용하는 철학관에서 부적을 써야한다고 한다면, 그건 사이비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무속인들은 그걸로 원래 먹고사는 사람이지만 철학관은 아니거든요. 아닌걸 하면 사기인거죠.

 

쉽게 풀이한다고 시작했는데 어렵게 느끼실 분이 많을 것 같네요. 더 싶게 설명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서 다음에 다시 올려 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인컨설팅 역학연구소   이  동  헌

 

 

개인고객의 의뢰는 받지않기 때문에 필자는 년초가 나름 한가하다. 기업들은 가을이면 자신들의 다음해 플랜이 나온다. 그래서 겨울이 오기 전에 대부분의 컨설팅은 마무리 된다. 특히 필자는 연휴 전에는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기 위해 일주일 정도 휴가를 잡는다. 올해도 그리 보내고 있다. 그런데 아침에 갑자기 급한 목소리로 전화가 걸려왔다. 10여년 전 필자가 쓴 책으로 공부하신 역학계에 종사하시는 분으로 흔히 말하는 줄을 세우게 하는 분이다. 다짜고짜 잠시만 시간을 내어달라고 사정한다. 계신 곳이 수도권으로 알고 있는데 바로 출발할 수 있다고 시간만 내어달라고 한다. 목소리만 들어도 그 다급함이 느껴졌기에 내려오시라 말씀드렸다.

 

점심 때가 좀 지나 도착한 이 분은 사주 두개를밀었다. 필자는 평소에 하듯이 휴대폰의 만세력 앱에 사주를 입력해 팔자를 뽑아서 뭘 알고 싶은지 물었다. 지금 그 사람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말해달라고 했다. 답해 줬다. 첫번째 사람은 중이 되어 있거나 인사불성이 되어 있거나 감옥에 있거나 할 것 같은데 본인을 데리고 오거나 사진이라도 주면 더 정확하게 말해주겠다고 했고, 두번째 사람은 사업을 하긴 하는데 입으로 다하려하기 때문에 흥했다 망했다는 반복하는데 지금은 좀 흥한 상태지만 곧 입으로 망할 것이기에 조심하라면서 이미 망해있을수도 있다고 마찬가지고 데리고 오면 더 자세히 말해주겠다 했다.

 

이 분은 내말을 듣고 JTBC의 '이영돈PD가 간다'라는 프로그램에 대해 말해줬다. 자기 사무실에 찾아왔지만 운 좋게 방송에는 안나온 것 같은데 못 맞춰서 낭패를 당할 뻔 했다고 한다. 아직 프로그램이 끝난게 아니라서 정확히는 모르지만. 도대체 저렇게 남의 사주를 가지고 와서 못 맞추면 자기 처럼 이름난 사람은 어떻게 대처해야하는지 물었다. 그냥 맞춰주면 될 거 아니냐고 답하려다가 이 분과 VOD를 통해 그 프로그램을 자세히 보게됐다. '이영돈PD가 간다'란 프로그램의 주제는 대한민국 10대 점술가를 찾아라! 였다.

 

필자는 이 프로그램의 의도는 마음에 들었다. 사람들의 심리적 약점을 악용해 부적이나 굿을 하게해서 돈을 뜯는 악덕점쟁이를 몰아내겠다는 의도를 밝혔기 때문이다. 필자도 그런 악덕점쟁이에게 사주를 보는 것 보단 그냥 혼자 볼 수 있게 하자는 취지로 '저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란 책을 쓰기도 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방법은 영 잘못됐다고 본다. 이유는 같은 사주를 가진 사람수에 대한 고려가 전혀 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사주팔자의 구성은 60년을 주기로 51만8천여가지다. 우리나라 인구가 5천만명이라고 가정한다면 같은 사주를 가진 사람은 100명이 되고, 남녀를 구분하면 같은 사주를 가진 남자는 50명이 된다. 만약 유영철이라는 사람의 사주와 같은 날 같은 시에 태어난 사람을 찾아보면 스님같은 종교인, 동네깡패나 양아치, 연쇄살인법, 강력계수사관, 이미 죽은사람, 장의사, 정육업계 종사자 등등의 삶을 살고 있을 것이다. 그 외에도 수없이 분화된 사회에서 주로 불평불만 세력으로 살아가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 단순히 사주만 가지고 그 사람이 현재 무엇을 하고 있다고 맞힐 수 있는 사람은 딱 두가지의 사람 밖에 없다. 사전 정보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거나 이전에 그런 사주를 가진 사람의 사주를 본 경험이 있는데 하필 그 사람이 살인을 저지런 사람이었을 경우다. 실제로 역술인들은 자신이 본 사주의 사람과 같은 사람이 똑같은 사주를 내밀면 똑같이 봐준다. 이유는 사주는 경험통계학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TV프로그램에서 유영철의 사주를 내밀었을 때 꼭 유영철의 사주를 본게 아니라도 그와 같은 사주의 사람이 살인을 했다고 본적이 있으면 살인을 했다고 할 것이라는 말이다. 단, 가족이나 친지, 연인이 유영철의 사주를 가지고 온다면 가지고 그 사람의 사주와 유영철의 사주를 연결해서 분석할 수 있기 때문에 훨씬 정확하게 볼 수 있다.

 

그러니 정확하게 맞춘 사람들은 10대 점술가라기 보단 운 좋게 유영철과 비슷한 사람의 사주를 본 적이 있는 사람이다. 다른 두 사람의 사주도 마찬가지로 이미 자신의 데이터베이스에 있는 사주였을 가능성이 높다. 이 프로그램이 정말 정확하게 역술인의 실력을 체크하려 한다면 방법이 완전히 달라져야 한다. 같은 날 같은 시에 태어난 사람을 찾아서 한 역술인에게 그 사람 둘을 직접보내서 두 사람의 상과 사주를 보고 두 사람의 삶을 맞힐 수 있는 지 확인해야 정확하다. 쌍둥이를 데리고 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그보다 완전히 타인이라면 더 정확한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필자는 이 프로그램을 보면서 재미있는 걸 봤다. 거기에 유명하다고 나오신 분들이 유영철의 사주를 가지고 풀이하는 방법을 보면 그 분들의 주요 고객층이 보인 것이다. 어떤 사람이 많이 찾아오냐에 따라서 감정하는 초점이 다르다는 말이다. 여기서 내게 필요한 역술인을 찾는 한가지 스킬이 나올 것 같는데, 사회 각 분야에 전문가가 있듯이 역술인도 전문분야가 있다. 그리고 그 분야는 정말 잘 맞힐 것으로 기대해도 된다. 사업을 하는 사람이 찾아가야할 역술인과 취업을 위해 찾아가야할 역술인이 다르단 말이다. 보통 그 철학관은 뭘 잘본다고 하면 그 분야를 정말 잘본다고 믿고 그 부분 만큼은 참고를 하면 좋다는 말이다. 단, 필자는 순수 명리학만을 신뢰하기 때문에 신점이나 무속인들의 정확도에 대해서는 부분적으로만 인정한다.

 

그리고 한가지 더. 복비라고 하나? 컨설팅 비용에 대한 의견이다. 턱없이 싼 곳도 있고 반대로 엄청나게 비싼 곳도 있다. 그 차이는 뭘까? 많이들 궁금하다기 보단 왜 그리 비싸냐고 비싼 곳만 욕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게 볼게 아니다. 필자는 복비는 책임감이라고 말하고 싶다. 필자도 비싼 편이란 소리를 듣지만 공짜로 봐준 사람들이 그 말을 믿고 따르는 경우는 잘 보질 못했다. 하지만 많은 돈을 낸 사람일수록 믿고 따르려 노력한다. 그리고 그런사람들은 감정결과로 자신의 파악한 후에 흔들림없는 삶을 살아간다. 만원에 사주를 봐주는 역술인이 자신의 말을 만원어치는 책임질까? 만원에 사주를 보는 의뢰인은 자신의 미래를 만원으로 알고 바꾸고 싶어하는 걸까? 그냥 재미 이상은 아니지 않을까? 필자는 그렇게 생각한다. 비싸게 봐주시는 분들은 비싼게 아니고 책임질 수 있는 사주를 봐주는 것이라고. 필자도 그러한 신념을 가지고 이 일에 임한다. 그리고 최근 설문, 지문, 혈액형, DNA 등으로 성격을 알고 미래를 예측하는 업체들이 생겨나고 있다. 그 비용에 비하면 정확도 면이나 만족도 면에서 사주명리학이 훨씬 더 가격 경쟁력이 있지 않을까?

 

 

 

인컨설팅 역학연구소   이   동   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