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때가 되어야 움직인다.

우리 사회에는 자신만의 신념으로 열심히 자기 생활을 해나가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훨씬 많다. 이들은 비록 현실의 삶이 고되고 팍팍은 하지만 그 삶이  자신에게 주어진 사명이자 천직이라 여기며 운명에 순응한다는 생각으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들도 사주적으로 더 잘 살 수 있는 방법이 분명  있을 것이지만... 그런 방법 따위는 안중에도 없이 살아온  것이다. 그런 이들이 자의가 아닌 타의로 사주를 보러 왔을 때 명리학자는 어떻게 해야 할까?

누구나 더 나은 삶을 찾을 수 있다고 하면 한번 즈음 곁눈질하게 된다. 남의 떡이 커 보인다는 말이 속담으로 동서고금에 존재한다는 말은 자기가 현재 가지고 있는 떡보다 큰 떡이 있다면 인간은 누구를 가리지  않고 관심이 있다는 말 아니겠는가? 하지만 그 떡을  항상 내 걸로 만들 순 없다. 인생이란 때와 운이 맞아야 하기에 그렇다. 운이 오지 않은 이에게.. 아니 운이 많이 남은 이에게 그 운을 설명하면 사람은 헷갈리기 시작한다. 그 헷갈림은 대부분 지금의 삶을 부정하거나 파괴하는 방향으로 일어난다.

아무나 사주 공부를 하는 건 상관이 없다. 자기 사주를 자신이 제대로 알고 행동하는 것만큼 좋은 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남의 사주를 함부로 봐주는 건 위험한 일이다. 한국 사람뿐만 아니라 필자가 올해 만난 중국, 인도, 독일, 스위스, 프랑스, 캐나다, 러시아, 베트남, 일본, 남아공, 칠레, 영국 사람들 모두가 이런 얘기를 하는 걸 듣고 소름 끼치게  놀랐다. 


‘내 운이 어떻다는 소릴 들었다.’ 


한국 사람은 '팔자가 어떻다, 어떤  팔자다.'라는 말로 자신의 사주를 말하지만 사주명리학 문화권이 아닌 나라의 사람들은 종교가 기독교나 불교, 힌두교, 회교 등임에도 그 나라를 지배하는 운명학을 통해 들은 자신의 운 이야기를 평생 안고 살아가고 있었다. 말해준 사람의 실력과 레벨에 상관없이 들은 말을 운명이라 생각하고 살아가고 있는 게 한국사람과 똑같아서 놀란 것이다.    

 

인간에게 운명학이란 그런 것이다.

이런 이유로.. 사주를 제대로 봐주려면  때가 아닌 사람을 부추길 가능성을 없애야 하는데 그게 쉽지 않다. 사주를 봐주는 철학관이나 역술업도 자꾸 부추기고 소문이 나야 장사가 잘  것이기에 그렇다. 그래서 사주명리학자는 먹고살 거리가 있는 사람이 해야 한다. 조선시대엔 그 마을에서 가장 명망 높고 먹고사는데 지장이 없이 글  읽으면서 시간 보내는 게 일인 사람이 동네 사람들 사주를 다 봐줬다. 사주를 보고 싶은 사람들은 그분의 글 읽는 시간을 뺏는 것이기에 자신이  가진 소중한 것의 나누는 마음으로 드리면서 말이다. 사주를 보는 비용을 '복채卜債'라고 하는데 이 말을 뜻대로 풀면 '점 복에 빌릴 채'다.  점을 빌린다.. 말이 안 되지 않는가? 점보는 시간을 밀린다는 의미인 것이다. 그러니 당신이 사주를 보러 갈 때 지불하는 비용은 사주를 봐주는  사람의 시간을 빌리는 돈인 것이다. 그래서 사주를 보러 갈려면 남의 말만 듣고 가지 말고 그 돈 내고 시간을 빌릴 사람인지 알아보고 가야 한다.  또 내가 그 돈 내고 들은 말을 이해하고 실천할 그릇 인지도 자아 판단 후에 가야 하는 것이다. 사주를 봐주는 사람은 자기 밥그릇의 흔들림이 없는  상태에서  봐줘야 남의 밥그릇을 흔들지 않는다. 그냥 쭉 살아가면 되는 인생을 사고수다 뭔수다해서 불안하게 흔들어 놓으면 조그만 일이나 조짐만 있어도 다시 찾게 된다. 그냥 쭉 사귀고 결혼하면 되는 인생을 상대가 어떻고 어찌 될 거다 들쑤셔 놓으면 헤어지고 딴 사람과 궁합 보러 또 오게 된다. 조금 낮추면 합격할 걸 높여라, 운이  들어왔다는  말로 부추겨 놓으면 내년에 또 물 어러 찾아오게 된다. 자기 목이 포도청인 사람이 사주를 업으로 삼으면 이렇게 한번 더 오게 의도할 수밖에 없지  않겠나? 모두가.. 항상은 아니겠지만 말이다.

이러니 아무나 교육할 수 없다. 예전에 비슷한 경우도 있었고 해서...  특히나 사주팔자를 보고 그 사주의 가장 핵심을 찾아내는 능력은 자칫 그 사람을 지배까지 할 수 있기에 더 경계하게 된다. 최근 드러나는 패악인 사이비 교주의 대부분은 영적인 능룍을 갖췄다고 알려진다. 신도들이 그리 말하니 맞을 것이다. 자신을 꿰뚫어보는 교주에게 홀릭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하다.  인격이 미성숙된 사람이 이런 사주 보는 방법을 배우게 되면 저지럴 수 있는 일이 너무도 다양하게 버라이어티 하다. 필자에게 근 20년 동안 자기  사이비 종교의 교주로 와 달라는 사람이 아직 몇 된다. 어찌 보면 웃기는 일인데... 간절한 사람은 자신의 간절함 하나만 읽어내도 전재산과 인생을  갖다 바치는 건 아무것도 아니다. 시사고발 프로그램에 나오는 사이비 종교에 빠진 사람들이 모두 그런 사람들이라고 보면 된다.   

 

이 글을 시작한 이유는 그럼에도 사주 책을 계속해서 내겠다고 말씀드린 적이 있는데.. 아직 출판 소식을 전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원고만  보면 이미 몇 권이 완성되어 있는 상태다. 이걸 책으로 내놓으려면 다듬고 완성도를 높여야 하는데 그게 안된다. 시중에 떠도는 사주 책들의 저급함에  빨리 독학하실 수 있는 책을 드리고 싶은데.. 쉽지 않음을 느끼고.. 게을러졌나? 하는 생각도 계속 든다. 또 거짓말이 될 수도 있겠지만..  최대한 빨리 출간해 드리도록 노력해 사주 공부에 도움을 드리겠다. 여전히 사주 교육을 할 시간이 없다. 얼마 전 모 인터넷 교육회사에서 필자의 동영상  강의를 제작하고 싶다는 제안을 해왔다. 책 보다 빠르겠다 쉽어서 검토했지만 그들의 스케줄에 필자의 스케줄을 맞출 수가 없어서 고사했다. 하지만 이  부분은 차후에 개인적으로 동영상 강의 형식으로 사주를 설명하는 강의를 찍어서 올려도 되겠다는 힌트를 얻긴 했다. 여건을 만들어 고려해 보려  한다.   

 

책도 마음대로 안되고.. 사주 교육을 해달라는 요청은 계속해서 들어오고.. 해서 답은 해 드려야겠기에 적은 글이다.   

 

 

     

인컨설팅    이동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