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호살이란 단어가 주는 파워가 있어 분명 '백호살의 현대적 이해'라는 포스팅 글에 대한 반응이 좀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그 포스팅 하나로만 수많은 질문과 메일을 받았고, 방송이나 각종 컨텐츠로 제작해 보겠다는 PD나 작가들의 문의도 많다. 또한 백호살을 가진 사람들이 안도하는 메일부터 '왜왜왜'란 추가 의문의 메일도 이어지고 있다. 물론 대부분의 경우 아무런 답을 해주지 않는다. 왜 물론이냐고?...... 내가 왜? 어떤 의무로, 그걸 묻는 사람은 뭐라고, 어떤 귄리로?... 그들이 묻는 것도 자유고, 내가 그 질문을 씹는 것도 자유지 않는가? 이 블로그에 있는 모든 글들은 잘못된 사주명리학 지식을 바로잡기 위한 정보제공이 목적이지 그 이상의 의미를 두진 않는다. 사주명리학은 철학이고 사상이고 생각이다. 그 생각이 내 글 하나로 바로 바뀌진 않는다. 하지만 내 글을 읽은 사람이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바꿈으로서 차차 바뀌어 나갈 순 있을 것이다. 내 글을 읽고 질문에 이르는 사람 대부분은 자신의 생각이 없거나 바꿀 생각이 없는 경우다. 그러니 그들의 시야가 좁고 공부가 부족해서 나오는 단편적인 질문에 답을 해가다보면 배가 산으로 가는 경우가 생길 수 밖에 없다. 난 내 글들이 말장난의 꺼리가 되는 걸 원치 않는다. 세상엔 말 장난으로 예수도 깔 수 있고, 석가도 깔 수 있고, 공자도 깔 수 있는 사람들이 넘쳐난다. 내 글 정도면 어설픈 답 하나 잘못해 걸레가 되는 건 시간 문제일 것이다. 그래서 신중하게 쓰고는 뒤돌아보지 않는다. 하지만 백호살에 대한 부분은 다시 한번 짚고 넘어갈 부분이 있어서 추가로 정보를 제공하려 한다. 물론 수준이 있는 분들은 이러한 추가 정보제공이 없이도 다 아실 수 있는 부분이겠지만 모두가 그런 건 아니고 그에 관한 질문이 엄청나서 한번에 해소해 드리려는 의도다.

 

 

백호살은 아래 간지가 있을 때를 말한다.

甲 乙 丙 丁 戊 壬 癸

辰 未 戌 丑 辰 戌 丑

 

백호살이라 불리는 간지를 관찰해 보면 한가지 공통점과 그에 따른 의문점이 발견된다. 그 공통점은 지지가 모두 토土인자란 점이다. 그리고 의문점은 천간인자 '甲갑 乙을 丙병 丁정 戊무 己기 庚경 辛신 壬임 癸계'에서 己庚辛을 제외한 7개의 천간에서만 백호가 존재한다는 점이다. 간지를 제대로 공부한 사람이면 사실 이 정도면 상당한 공통점을 찾고 의문점이 생기겠지만, 항상 대충 공부하고도 다 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문제다. 이걸 문제로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앞의 포스팅에서 필자는 백호살이 '급한 생각에 따른 행동'이라고 단정했다. 천간은 생각이고 지지는 현실적인 환경에 따른 행동이다. 그러니 己庚辛은 백호가 될 수가 없는 것이다. 己는 대표적인 의심인자이고 어찌보면 소심인자이다. 성격이 급하게 보일 수는 있지만 그건 익숙한 일상적인 부분에서지 새로운 것이나 외부적인 행동에선 아니다. 庚은 대표적인 참을 성의 인자다. 물론 서너번 참은 후엔 대폭발을 일으키지만 즉흥적이진 않다. 辛은 신중할 신이라고 할만치 신중하고 자기 속을 잘 드러내 보이지 않는 인자다. 당연히 급함하곤 거리가 멀다. 그러니 급함이 생길 수 없는 己庚辛는 백호가 될 수 없는 것이다.

이제 지지의 인자를 관찰해보자. 지지의 에는 진술축미辰戌丑가 있다. 辰戌은 양의 이고 丑未는 음의 이다. 백호인 갑진을 보자. 진술辰戌이 양의 土이므로 과 같은 양인자로 구성된 갑술戌도 백호여야 한다. 그런데 은 백호지만 은 백호가 아니다. 을미도 마찬가지다 는 백호지만 같은 음 지지인 은 백호가 아니다. 왜 그럴까? 간지의 음양으로 辰戌丑未가 양, 음라고는 하지만 계절적인 절대 음양으로 보면 은 양인 봄여름이고 은 음인 가을겨울이다. 봄 천간인 생각 이 현실의 환경이 같은 봄일 때는 움직임이 발생 하지만, 계절적으로 음으로 접어드는 가을겨울엔 움직이고 싶은 생각과는 달리 현실적으로 음이라 제대로 움직여지질 않기에 백호가 성립이 되지 않는 것이다. 그러니 은 己庚辛을 지나 임을 만났을 때 천간과 지지가 음으로 하나가 되면서 백호의 움직임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백호 그 자체에 대해 이해를 하고 나면 백호는 단순하게 생각과 행동이 맞아떨지질 때의 급함에서 비롯되는 실제의 사건사고라 치부해 버릴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백호를 가진 사람을 관찰해보면 돌출행동을 할 때가 많다. 하지만 엄격한 가정환경에서 자란 사람은 그 백호의 행동양상이 성인이 되어서 나타나거나 나타나지 않기도 한다. 여기서 백호와 부모를 연결하는 이유에 대한 실마리를 발견할 수 있다. 수많은 질문이 바로 이 부분이었다. 자신에게 백호가 있어 부모가 사고가 나서 어떻게 되고, 또 누가 어떻게 되고하는 말을 들었는데 그래서 너무 괴롭다는 얘기다. 정말 딱 부적쓰라고 하기에 좋은 레파토리가 나온다. 당신 자식의 사주에 백호가 있어서 당신의 안위가 위험하다. 낳은 자식을 어떻게 할 수도 없으니 부적이라도 가지고 다녀야 안심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말도 안되는 논리가 성립된 것이다. 그런데 반대로 접근해 봐야 한다. 왜 전통적인 사주명리학에서 백호가 부모의 안위와 연결되었는지를... 이미 위에서 힌트는 나왔다. 사주에 백호가 있으면 급하게 행동하는 사람임에 틀림없지만 그래도 부모가 가정교육을 잘하면 그 급함이 드러나지 않는다. 그런데 가정교육을 할 부모가 없다면 어떨까? 지 사주 생겨먹은 모양대로 움직이면서 살 것이다. 사주명리학은 결과를 보고 통계한 학문이다. 사주에 백호가 있는 사람은 이렇게 살았다란 결과를 누적한 학문이란 말이다. 결과적으로 백호살을 가지고 백호살의 행동을 한 사람들은 부모가 주로 없었다란 결과가 통계되어 있다면, 백호살을 가진 사람은 부모가 없으니 자식의 백호살이 부모를 어떻게 해 한다는 식으로 잘못 해석되었을 수 있다는 말이다. 이해 되는가? 아무리 백호살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그걸 부모가 교육을 통해 눌러준다면 드러나지 않게 되지만, 교육을 해줄 부모가 없다면 드러나게 된다. 부모가 없어서 자제하는 교육을 못받아 백호살을 가지고 백호의 행동을 하는 사람들의 기록만 백호의 기록으로 남다보니 백호살이 부모를 상하게 한 것으로 오해석 되었을 수도 있다는 얘기를 하고 싶은 것이다.

 

사주명리학은 학문이다. 그리고 역사다. 다양한 해석이 있을 수 있고 그 해석들이 모여서 더 나은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 내 해석도 그 해석들 중 하나일 뿐이다. 필자가 사주명리학을 해석하는 방향은 상식과 상술배제다. 사람의 삶을 다루는 학문인 사주명리학이 상업화가 가미되면서 상식이 배제되고 상술만 남아가는 현실이 필자는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래서 바꾸진 못해도 알리고는 싶은 것이다.

 

'그게 아니다. 그러니 괴로워할 필요도, 돈을 더 쓸 필요도 없다.'

 

 

 

인컨설팅 역학연구소    이동헌

 

 

과거 사주명리학은 천재들의 학문이었다. 역학분야는 주역은 64괘, 천문은 별자리, 풍수는 비보론 등으로 간단하거나 정형화된 내용만 알면 깊이를 더해 갈 수 있는 학문이지만 사주명리학은 달랐다. 518,400가지라는 사주 가지수 외에도 그 518,400가지의 사람들이 서로 관계되는 것까지 고려해야하기 때문에 일반론 적으로 범접이 힘든 학문이었다. 그래서 사주명리학을 공부하는 천재적인 두뇌를 가진 사람들은 본인들의 편의를 도모하기 위해 꾀를 부려서 사주를 쉽게 보는 방법을 만들기 시작했다. 특정인자, 특정패턴을 가진 사람들을 관찰해 보니 동일한 성향과 행동을 하더란 것을 알게된 것이다. 원래 진짜 천재들은 정말 게으르기 때문에 항상 뭔가를 편하게 할 방법을 찾아내게 되고, 그것이 세상을 발전시켜 왔다. 그들이 만든 쉽게 사주를 보는 방법인 용신, 격, 일간의 강약, 신살, 공망 등의 덕분에 사주명리학을 공부하는 사람이 늘어나게 됐고 보편화 됐다. 그런데 요즘 사주명리학을 한다는 사람들은 천재들이 이런 것들을 만들어 낸 의중은 생각지도 않고 용신, 격, 일간의 강약, 신살, 공망 등이 어떠면 무조건 어떻게 된다고만 배우고 적용한다. 사실 이런 것들은 인삼밭에서 인삼을 캐낸 후에 그 인삼이 상품인지 하품인지 파쇄삼인지를 구분하는 용도 이상 이하도 아닌데 말이다. 실제 현실은 상, 중, 하 품을 나누어 놓고도 다시 그중에서 상, 중, 하를 구분하고 또 구분해서 다양한 가격을 책정하고 거기에 따른 포장과 판매루트에 따라 유통 시킨다. 용신, 격, 일간의 강약, 신살. 공망 등을 통해 1차 구분을 하고 난 후에 다시 그 사람의 삶, 선택과 행동을 하나하나 되짚는 과정이 실제 사주를 보는 것인데 그것을 생략하는 것이다.

 

그런 쉽게 사주를 보는 방법 중에서 사람들이 가장 단정적으로 나쁘다고 생각하는 백호살 얘기를 한번 해보려고 한다. 사주를 좀 보러 다닌다는 분들 중 자신에게 백호살이 있어서 어떻다는 말을 하는 분들을 많이 봤다. 그들은 그것 때문에 비싸게는 몇백만원짜리 부적도 써보고 천만원 넘는 제사도 지내보고, 기치료나 명상치료 같은 것까지 받기도 한단다. 이 분들이 돈을 아끼지 않고 백호살을 완화하기 위해 돈을 들이 붓는데는 이유가 있었다. 자신이 과거에 대형사고를 당했는데 기적에 가깝게 살아났었다거나 그러한 사람을 본 경험이 있었다는 점이다.

 

백호살은 아래 글자가 사주팔자 내에 있거나 대운, 년운에서 들어올 때를 말한다.

 

甲 乙 丙 丁 戊 壬 癸

辰 未 戌 丑 辰 戌 丑

 

사주명리학에는 60개의 천간지지 구성이 있는데 그 중에서 위의 7가지가 있거나 들어오면 백호살이라고 말한다. 백호살은 이름대로 호랑이에게 물려죽는 다는 의미이다. 저 글자가 사주에 있으면 호랑이한테 물려가니깐 조심하라고 말했고 운에서 들어오면 그 운일 때는 조심하라고 말한다. 정말 그럴까? 저 7개 갑자의 공통점을 찾아보자.

 

갑자를 볼 때 위에 있는 천간은 생각을 말하고 아래에 있는 지지는 행동을 말한다.

 

辰 : 甲이 가진 많은 의미 중에 새롭거나 갑자기 떠오른 생각 등을 뜻하고, 

        辰은 빠른 움직임, 달림 등을 뜻한다.

 

乙未 : 乙이 가진 많은 의미 중에 얽힘, 엮임 등을 뜻하고,

        未는 압력이 가해짐, 폭발함 등을 뜻한다.

 

丙戌 : 丙이 가진 많은 의미 중에 빛, 빛의 빠름 등을 뜻하고,

        戌은 마감, 끝날 즈음 등을 뜻한다.

 

丁丑 : 丁이 가진 많은 의미 중에 열, 열기 등의 뜻하고,

        丑은 갈라짐, 허물어짐 등을 뜻한다.

 

戊辰 : 戊가 가진 많은 의미 중에 압력, 팽창 등을 뜻하고,

        辰은 빠른 움직임, 달림 등을 뜻한다.

 

壬戌 : 壬이 가진 많은 의미 중에 진공, 수축 등을 뜻하고,

        戌은 마감, 끝날 즈음 등을 뜻한다.

 

癸丑 : 癸가 가진 많은 의미 중에 냉기, 한기 등을 뜻하고,

        丑은 갈라짐, 허물어짐 등을 뜻한다.

 

사주는 자연학이고 음양학이다. 사람도 자연의 일부이기 때문에 만물이 자연의 변화 속에 있듯이 인간도 마찬가지다. 위 7가지 갑자의 뜻을 보고 무슨 생각이 드는가?

 

'급하다, 빠르다, 한순간이다.' 이런 생각, 느낌이 들지 않는가? 백호살은 바로 인간이 그러한 생각으로 급하게 행동하는 양상을 말하는 것이다. 백호살이 있는 사람도 그렇게 행동하고, 백호살이 운에서 들어와도 그렇게 행동한다. 그러한 급함을 사주에서 쉽게 캐치하기 위해 불렀던 명칭이 백호살이란 말이다. 과거에 백호살이란 명칭이 생긴 유례를 살펴보면, 옛날에는 사람이 다녀야 할 길이 따로 정해져 있었다. 그 말은 사람이 다녀야 할 길로 가지 않으면 위해를 입을 수도 있었다는 말인데, 실제로 우리나라에 호랑이가 많았을 때는 호랑이가 사는 산이 정해져 있었고, 그런 산에는 근처도 가지 않았다. 그 산을 넘으면 하루면 갈 수 있었지만 일주일이 걸려도 다른 길로 돌아다녔다. 그런데 백호살이 사주에 있거나 대운, 년운에서 온 사람은 위에서 말한 바와 같이 마음이 급해지게 된다. 어쨌든 빨리가서 해결하고 싶어지는 것이다. 그래서 남들은 갈 엄두도 못내는 호랑이가 사는 산이라도 빨리 갈 수만 있다면 넘고싶은 마음을 먹는 것이다. 그리고 이때 설마 내 앞에 호랑이가 나타나겠어? 하는 일종의 횡재까지 바라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그 결과는 대부분 좋지 않았다. 이게 바로 백호살의 유례이자 실예이다. 이 백호살을 현대의 의미로 해석하면 어떻게 될까? 무단횡단, 과속, 불법, 편법, 탈법적인 행동, 횡재를 바라는 투자 등이다. 한마디로 설마하는 마음이라고도 할 수 있다. 

 

백호살의 의미를 아시겠는가? 이런 백호살은 부적을 써서도, 굿을 해서도 사라지지 않는다. 단지 내가 백호살이 있구나, 올해가 백호살이 든 해구나 정도를 알고 조심하면 되는 것이다.

 

또 한가지, 누가 백호살이 있어서 어떻다, 저떻다라고 폄하하거나 뭐라고하지 말기 바란다. 백호살이 사주에 없는 사람도 운에서 들어오기 때문에 실제로 백호살이 없는 사람은 없다. 또 그 백호살이 있거나 운에서 들어온다고 해서 반드시 사고를 당하거나 하는 것 역시 아니다. 내가 사고를 당하는 것은 내가 조심하지 않아서 이거나, 백호살이 있는 다른 사람이 조심하지 않아서 이다. 내 가족이나 친지가 나의 백호살의 영향을 받는다는 말도 안되는 해석 역시 부적 팔아 먹을려는 소리일 뿐이다. 

 

사실 백호살이 있는 사람은 빠르고 유능하다. 스피드가 생명인 현대에서 백호살은 성공인자 중 하나라고 할 수 있고, 어떤 일을 해결하는 해결사라고도 할 수 있다. 단지 위험을 감수하는 모험이나 탈법, 불법을 해서라도 무언가를 해결하려는 시도, 횡재를 바라는 투자 등은 자신을 정말 호랑이에게 물려가게 만들 수도 있다는 점은 꼭 명심해야 한다.

 

 

 

 

인컨설팅 역학연구소    이동헌